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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소개] 35년간의 발과 앵글로 기록한 희망과 아픔의 기록들
‘백사마을’ 이윤선 시집,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 104마을 기록사진 출간
작성 : 2025년 05월 20일(화) 15:49 가+가-
시인은 지상에 없는 언어를 꺼내는 사람이다. 지구상에 사라지는 것에 대하여 안타까운 언어까지 사용한다. 서울에 마지막 달동네인 104마을이 지구상에서 영원히 사라져간다.
이윤선 시인은 35년 동안 104마을을 마주했다. 서울의 불암산자락 백사마을 사람들은 텃밭을 일구며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그들이 마을을 떠나는 것에 시인은 사라지는 마을의 풍경을 시와 사진으로 남긴다. <백사마을>(청어출판)은 496쪽에 양장본으로 72편의 시와 380여장의 칼라 사진이 실려있다. 마을 입구를 지키는 수문장처럼 수령 100년, 150년을 버텨온 느티나무와 음나무를 비롯하여 깨진 창문, 많은 사람의 발자국이 남겨진 골목, 고무 큰 대야, 오래된 사랑방, 병든 고양이들까지 모든 것은 시인의 펜 끝과 카메라를 통해 마을의 낡고 소박한 풍경이 담겼다. 시인은 사라지는 것에 존재의 가치를 펜 끝으로 재생하려 한다.
시인은 마을의 삶을 시로 쓰는 것조차 죄스럽고 두렵다는 사유들이 청정(淸正)이다.
시인은 “지옥 같은 현실을 문장으로 다시 확인 사살하는 것 같았다”라고 말한다.
기록물을 담당하는 시나 구청도 아니다. 시인의 구구한 태도가 역사의 사료를 남긴다.
최창일 시인은 “이 시인의 없어지는 것들에 안타까움을 다스리는 시선이 신능(神能) 자의 경지다”라며 “‘백사마을’ 기록시집은 삶의 본질들 안으로 다가서게 하고 있다”라고 말한다.
시인의 기록시집을 만나는 것은 내면에 산소를 채우는 호흡이다. 아프지만 시인의 푸르디푸른 시어가 독자의 가슴을 벅차게 한다. 시집 안의 <백사마을> 사람이 처진 뒷모습으로 골목길을 걸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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