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민에게 ‘스트레스’ 주어서는 안 되는데
이창용 논설위원
작성 : 2025년 05월 19일(월) 15:59 가+가-

‘정치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사람이 10명 중 9명에 이른다는 보고가 있다. 정치로 편 가르기 하는 일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폐해가 너무 심하기 때문에 이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추한 일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국민들이야 ‘스트레스’를 받든 말든 온갖 것 동원해서 권력을 잡았다 하자, 그렇게 해서 권력을 잡은들 권력에서 물러나면 추한모습이 기다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잠시 화려했던 불꽃놀이 같은 헛된 짓이라고 고백할 텐데. 그러나 국민을 위해 헌신적인 봉사로 더 높은 가치를 부여 한다면 평가는 달라질 수 있다. 요즘은 편 가르기로 정치하는 것이 당연한 정치행위 중의 하나로 여기는 듯하다. 지역 간, 세대 간은 물론 계층 간을 비롯한 사회 곳곳에 편 가르기가 만연되면서 전 국민의 스트레스는 날로 증가하고 있다. 함께 어울려 살아야 하는 아름다운 공동체가 위협받고 있을 뿐 아니라 국민 건강도 해칠 수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우리는 여기서 민주주의로 앞서가는 서구유럽의 유명 인사들이 툭툭 던지는 한마디 한마디에 시선이 모아지면서 깊은 생각의 시간을 가져본다. “내 눈에 비친 정치인의 인상은 권력에 굶주린 인간의 모습이다. (R.H. 솔로우)”, “선거만 끝나면 노예제가 시작된다. 뽑힌 자들은 민주를 잊고 언제나 국민들 위에 군림했다(애덤스)”, “정치와 돈과 부패는 한 통속이다(월터 리프먼)”, “국민의 일부를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속일 수는 있다. 또한 국민의 전부를 일시적으로 속이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국민 전부를 끝까지 속이는 것은 불가능하다(링컨)” ‘서구 쪽’은 우리보다 정치 수준이 높은데도 아주 혐오스럽게 표현하고 있다. 디지털시대에도 이러한 정치, 한마디로 압축하면, 정당정치와 편 가르기 정치가 필요 하느냐의 문제이다. 디지털시대를 아우르는 새로운 제도가 필요하다는 주장으로 받아들이고 싶다. 다른 나라야 어떠하든 아! 이거구나 하고 무릎 칠만 한 새 상품은 없을까?
한국인 성인 절반 이상은 ‘장기적 울분’ 상태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입법·사법·행정부 비리 및 은폐, 정치 그리고 정당의 부도덕과 부패로 울분을 느낀다는 답변이 많았다. 7일 서울대 보건대학원 연구팀이 지난달 실시한 ‘정신건강 증진과 위기 대비를 위한 일반인 조사’에 따르면 54.9%는 울분 고통이 지속되는 ‘장기적 울분 상태’라고 답했다. 지난해 6월 조사 때보다 5.7% 포인트 높아지면서 응답자의 절반을 넘었다. 울분은 정의, 공정함 등 기본적인 믿음이 예상에서 벗어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나타나는 감정이다. 또한 응답자의 69.5%는 ‘세상이 공정하다고 생각한다’라는 문항에 동의하지 않았다. 공정에 대한 믿음이 낮을수록 울분 정도가 높았다. 자신의 정신건강을 묻는 질문에는 절반 가까운 48.1%가 ‘좋지 않다’고 답 했다.
어떻게 해야 나라가 정상화되고 국민 대다수가 ‘행복한 나라’가 될 수 있을까? 서점에 가득한 책들, 유명 인사들의 각종 교양강좌, 초 중 고 대학들의 다양한 교육, 범죄예방을 위한 각종 사회규범, 이런 도구들이 우리 사회를 지탱해 왔다. 그러나 정치하는 사람들에게는 그 많은 교훈적인 이론들이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한 것 같다. 자기 유익에 부합하지 않으면 마음을 열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원칙과 정의는 실종되고 편 가르기가 전염병처럼 퍼져 정치인들이 추종하는 가장 중요한 이념 아닌 이념이 되지 않았을까? 세상의 그 어떤 논리도 그들을 변화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 그간의 정치역사를 통해서 알 수 있다. 지금 우리로서는 가장 중요한 대통령 선거를 코앞에 두고 있다. 우리 앞에 놓여있는 편 가르기와 패거리정치를 대면해 보지 않고서는 사회를 이간질시키고 국제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가장 나쁜 정치습성임을 검증할 수 있는 기회가 없을 것이다. 이런 나쁜 습관을 과감하게 깨뜨리지 않으면 우리가 가장 소중한 가치로 여기는 원칙과 상식, 정의가 실종되어 버린 정치판을 경험하게 되고, 결국 선택되어서는 안 되는 자가 선택될 수밖에 없고 나라의 미래는 담보될 수 없는 상황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자연의 질서와 교훈을 따르며, 창조주를 두려워하여 죽음 후에는 선과 악을 구별하여 심판하는 심판의 날이 반드시 온다는 신앙 논리가, 혹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으로 살아가는 당위성을 확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디지털시대를 선도해 가는 정치는 원칙과 상식, 정의가 살아 있으며, 시대변화를 우리 편으로 끌어 들일 수 있는 역량과 개개인의 자유로운 선택이 보장된 큰 정치를 말하며 이런 ‘툴(tool)’을 제공하는 보다 미래지향적인 사회를 말한다. 이는 더 나아가 국민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 건전한 정치다. 최근에는 정당정치의 교과서라 할 수 있는 미국에서도 정당정치가 시대정신에 부합되지 않은 낡은 제도임을 스스로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따라서 디지털시대에 이를 대신할 수 있는 제도, “스트레스 주고받지 않은 건전한 세상”, 그런 이상적인 ‘툴(tool)’을 만들 수는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