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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대통령 선거와 생태적 과제
김양용 철학박사
작성 : 2025년 05월 18일(일) 15:38 가+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우리는 적폐의 청산과 새로운 나라의 건설을 기대한다. 어쩌면 그것이 불가능한 일인 줄 잘 알면서도 그 기대를 당연한 것으로 여긴다. 더구나 이번 대선처럼 쿠데타에 대한 심판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평등한 사회정의를 앞세우는 후보가 우세한 지지를 받고 있을 때 그 기대는 커진다. 특히 인간의 지탱가능한 삶을 꾀하는 사람들은 우리나라가 기후 악당의 오명을 벗고, 기후 영웅으로 변신할 것을 꿈꾼다. 이는 차기 정부의 몫이지만 그럼에도 일반 대중들의 관심과 참여여부에 따라 그 실현 가능성은 달라질 수도 있다. 왜냐하면 환경 문제란 정치적 담론에 유입되자마자 대중의 생명문제가 지배세력의 권력 재생산 쟁투로 둔갑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환경문제는 시민들의 건강한 삶, 즉 생존의 문제다. 마치 먹을거리가 그렇듯 시민들의 생명 영역에 자본의 이윤이나 권력재생산이 끼어들어서는 안된다. 만일 정치인이 환경문제를 정치적 프로파겐다나 권력재생산의 수단으로 삼는다면 유권자인 국민들에게 용서받을 수 없다. 2년전 후쿠시마 핵오염수 문제를 보라. 집권당에서 들고나온 소위 ‘괴담 논쟁’은 그들이 얼마나 천박한 환경의식을 가졌는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그 결과 일본은 태평양 연안국가 국민들에게 핵오염수를 보란 듯이 방류하였고, 후쿠시마 수산물 또한 버젓이 우리들의 식탁에 오르고 있다. 저들의 몰지각한 일이 소위 신민지 근대화론을 주장해온 뉴라이트들의 친일 매국적 처사가 아니고 무엇이랴? 동시에 환경문제가 제대로 정치담론화되지 못한 우리의 민낯이기도 하다.
저 쿠데타세력의 사회적 대화와 공론화 부재는 파시즘 몰락의 제1원인이기도 하다. 허나 과거의 실패와 상처에 매여있을 겨를이 없다. 그만큼 기후위기는 이미 떠나간 열차 시간인지도 모른다. 오로지 권력의 재생산에 몰입해온 저들의 반기후정책으로 잃어버린 3년을 어떻게 2보 전진을 위한 반성의 기회로 삼을 것인가? 그러나 정치혐오는 패배주의를 양산할 뿐이다. 이제 6·3 대선을 기회로 우리에게 주어진 시급한 과제를 설정할 때다. 기후 위기 등 절박한 환경문제를 다룰 공론화장 확보, 생태사회를 위한 법제적 장치와 정치적 담론화, 그리고 대안 사회가 지향하는 국민생태교육 등이 그것이다.
기후위기에 대응할 공론화장은 이미 유엔이 국가별 SDGs 이행의 핵심 거버넌스로서 권고한 ‘이해관계자 숙의공론화장’ 운영을 의미한다. 그만큼 기후위기 극복은 전지구적이고 거국적인 의논과 실천이 아니고서는 답이 없다. 지속가능성의 핵심 요소인 탄소중립, 자원순환경제, 불평등 감소 등 유엔 SDGs의 달성 기한은 2030년으로 앞으로 5년 남짓 남았지 않은가?
또한 생태 사회건설을 위한 행위규범은 ‘공공선’의 강제적 장치로서 법제화다. 이는 성숙한 사회를 지향해온 아일랜드, 핀란드 등 유럽 사회의 노력으로부터 산업자본주의에 최적화된 국회의 한계를 넘어서는 길이다. ‘숙의 공론화장’이 지향하는 사회는 지탱가능한 사회 즉 생태사회이며, 이를 위해 법률적 뒷받침이 필수적이다. 필요에 따라 새로운 삶의 질서를 향한 개헌이 의미있는 해답일 수 있다. 즉 생태사회를 위한 삶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변환하기 위하여 소위 ‘시민의회’를 통하여 시민들의 손으로 ‘생태적 삶을 지향’하는 헌법을 개정하여야 한다.
나아가 생태사회에 대한 정치적 담론화는 우리의 경우 민주적 진보 진영의 집권을 전제로 한 대안이다. 최근 유력 후보의 정치적 스펙트럼이 보수세력이나 정책 수용을 강조한 나머지 민주진영 내의 녹색가치나 노동가치를 등한시할 수 있다. 녹색 가치의 ‘가운데 세우기’가 대선 이후의 과제일 수만은 없다. 특히 기후 위기와 관련하여 녹색당과의 정책 연대는 더없이 견고해야 한다.
1970년대 ‘성장의 한계’와 전지구적인 환경위기가 유럽 등에서 녹색정당이 등장하였고, ‘01년 한국에서도 녹색정치의 가능성이 열렸다. 그들이 내세운 새로운 정치이념은 산업사회의 회색정치 즉 반부패·반권위주의 정치 청산, 깨끗하고 신선한 정치풍토 조성 등 전지구적 생태친화적 가치를 담고 있다. 환경문제에 대한 정치 담론화는 이런한 녹색당의 정책은 물론 보수적 가치나 기업과의 자리매김 문제다.
끝으로 새로운 생태문명의 전개는 국민생태교육으로부터 열어가야 한다. 환경교육은 ‘15년 사회환경교육이 시행된 이래, ‘20년 ‘환경교육법’에 따라 초·중학교에서 생태전환교육 등이 자율수업 정도에 그치고 있다. 문제는 기후위기의 시급성에 걸맞는 생태시민(성인)교육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새로운 나라는 자본의 유혹과 예속화, 그리고 성장의 굴레를 비판적으로 분석·평가하여, 대안적 문명으로 나아가는 나라다. 우리들 스스로가 꿈꿔왔던 물질적 풍요와 성장이 과연 자연의 파괴와 기후위기를 넘어선 지탱가능한 세계인지, 아니면 0.1%의 자본가들이 내세우는 허구인지를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이로부터 우리는 인간과 인간, 인간과 사회, 인간과 자연이 화해하고 공존하는 지탱가능한 나라를 지향해야 한다. 이것은 장기적 과제이다. 이보다 앞서 새로운 정부는 기후 위기를 다룰 공론화장과 생태사회를 위한 법제적 장치를 마련하고, 다양한 정치세력과의 연대와 녹색가치의 정치 담론화를 모색해야 한다. 그럼에도 모든 시급한 과제는 자연과의 진정한 화해를 위한 국민생태교육에서 그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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