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용이란 인류가 가진 가장 멋진 재능
문민용 논설위원
작성 : 2025년 04월 02일(수) 15:56 가+가-

관(寬)은 너그럽다는 뜻입니다. 집이 넓다는 의미에서 너그럽다는 뜻이 생긴 글자입니다. 글자의 모양을 보면 집을 뜻하는 면에 뿔이 있고 눈(目)이 있고 발이 있는 사슴이 꼬리를 달고 있는 형태의 글자입니다. 이런 큰 짐승이 자유로이 다닐 수 있는 집이 관(寬)자의 의미입니다.
용(容)도 집 면에 골짜기 곡(谷)이 들어 있는 모양입니다. 이도 크고 포용력이 있는 뜻을 가진 글자입니다. 그래서 온갖 모습을 담고 있는 표정을 지닌 것이 얼굴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관용(寬容)은 아무래도 윗사람이 아랫 사람에게, 또는 강한 사람이 약한 사람에게 시혜를 베풀 때 생깁니다. 그러고 보면 법을 집행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과도 관련이 깊어 보입니다. 법은 엄정하고 발라야 합니다. 그래서 사사로운 인정이 끼어들 여지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관법(寬法)이라는 말이 있는 것을 보면 법에도 인정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관법(寬法)은 법 적용을 여유가 있게 하여 죄를 감하여 주는 것을 말합니다.
남아프리카의 바벰바 부족사회에서는 반사회적인 범죄행위가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행여나 그런 일이 일어날 경우 그들은 우리와는 달리 상당히 흥미로운 의식으로 죄를 저지른 사람을 계도한다고 합니다. 만일 누군가 규범에 어긋난 행위를 저지르면 그 부족원을 마을 한가운데에 세우고 모든 부족원이 모여듭니다. 모여든 부족원들은 잘못한 그 부족원을 둥그렇게 에워싸고 차례로 돌아가면서 가운데 세워진 부족원이 그동안 베풀었던 선행을 하나씩 말합니다. 그의 건설적인 능력과 선행, 친절한 행위 등이 빠짐없이 열거됩니다.
반면 그에 대한 불만이나 무책임하고 반사회적 행위에 대한 비판은 말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해서 부족원 전체가 잘못을 저지른 그 부족원의 칭찬거리를 다 찾아내면 의식이 끝나게 되고 즐거운 축제가 벌어집니다. 그리고 잘못을 저지른 부족원은 다시 부족의 일원으로 환영받으며 되돌아오게 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심판은 잘못을 저지른 부족원의 자존심을 최대한 살려주면서 그로 하여금 부족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살도록 만드는 효과를 갖게 합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사회는 상대방의 약점에 대해 그것을 가만두려 하지 않습니다.
옛날, 중국 제 나라에 관중과 포숙이라는 둘도 없이 친한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들이 함께 장사해서, 관중이 이익을 더 많이 가지면, 포숙은 “그가 집이 가난한 때문이야”하고 이해하였고, 또 관중이 사업에 실패하고, 과거에도 세번이나 낙방을 했을 때에도 포숙은, “관중이 때를 잘 못 만난 탓이야. 그의 재능이 아깝다!”하고 아쉬워했습니다. 관중이 전쟁에 나가 세 번이나 도망쳤을 때도, “그에게 늙으신 어머니가 계신 때문이야”하고 포숙은 끝까지 관중의 인품과 처지를 이해하려 하였습니다.
훗날, 관중은 “세상에 나를 알아주는 사람은 오직 포숙뿐이다!” 하였습니다. 지금도 변함없는 우정, 뗄 수 없이 가까운 사이를 일컬어, ‘관포지교’라 하지 않던가! 오래 지킬수록 빛나는 것은 우정입니다!
1989년 7월 11일 흑백 대결의 양상을 띤 뉴욕 시장 선거에서 흑인 딘킨즈가 2%의 아슬아슬한 차이로 당선되었습니다. 미국의 선거에는 승패가 결정된 직후 낙선자가 ‘양보 연설’을 하는 전통이 있습니다. 사실 당선 연설은 쉬워도 양보 연설은 하기 어렵습니다.
자신의 심정도 침통하지만, 열심히 뛰어준 운동원들과 가족 앞에 패자의 변을 늘어놓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당시 낙선자 줄리아니는 힘주어 양보 연설을 하였습니다. “저를 지지해준 여러분! 이제 여러분의 시장은 단킨즈씨입니다. 뉴욕시에는 어려운 일들이 많이 있습니다. 저와 여러분의 기도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중국 고사에 ‘타면자건(唾面自乾)’이란 말이 있다. 남이 내 얼굴에 침을 뱉더라도 닦지 않고 그냥 두면 자연히 마른다는 말입니다. 화가 나서 침을 뱉었는데 바로 그 자리에서 닦으면 반감이라 생각하고 더 크게 화를 낼 것이니, 닦지 말고 그대로 두라는 당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