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산 계란이 최근 계란값 폭등 사태를 겪는 미국 수출길에 오르며 국내 계란 수급 및 가격에 미칠 영향을 두고 우려가 제기된다. 급식 수요 등 소비증가에 따라 산지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 같은 미국 계란파동이 국내 계란 가격을 자극할지 관심이 쏠린다.
26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전일(25일) 기준 계란 소매가격은 특란 한 판(30구)에 전국 평균 6554원으로 전년(6098원)에 비해 7.5% 올랐다. 평년(6344원) 대비로는 3.3% 높은 수준이다. 다만 지난해 12월 같은 기준 7119원(12월 8일)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7.9% 가량 낮은 가격이다.
원래 3월은 새학기가 시작되며 학교 급식 수요 등 소비가 증가하면서 계란 산지 가격이 오르는 시기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은 “설 이후 산지가격 반등 시점은 전년보다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3월 급식 수요에 따른 계란 소비 증가로 산지가격이 전월대비 상승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 가운데 최근 미국이 한국에 계란 수출을 늘려달라고 요청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가격 상승세에 불을 지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정부는 즉각 “최근 계란 미국 수출로 인해 가격이 상승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3월 중에 민간이 주도해 미국으로 수출한 계란은 약 40t 규모로 월평균 계란 생산량의 약 0.06%를 차지해 국내 계란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낮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특히 농식품부에 따르면 미국이 연말까지 매달 1억알 분량의 계란 수출을 요청하려던 계획을 취소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계란 1억개 (수출 요청을) 취소했다”며 “국내 계란이 수출 단가가 높기 때문에 수출을 접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농경연도 다음달부터는 계란 생산량이 증가해 산지가격이 전년 대비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농경연은 “4~5월에는 계란 생산량 증가로 산지가격이 전년대비 하락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생산량 전망도 좋다. 이달 일 평균 계란 생산량은 전년(4802만개) 대비 3.5$ 증가한 4972만개로 추정됐고, 다음달에도 계란 생산량은 전년보다 4.1% 증가한 5008만개로 예상된다.
하지만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계란파동이 장기화될 경우 국내 계란 수급이나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되는 분위기다.
지난해 10월 국내 고병원성 AI 첫 발생 이후 이달까지 산란계 누적 426만마리가 살처분됐다. 전체 산란계 수(7758만마리)의 5.5% 수준이다.
정부는 수급 상황을 면밀히 관찰하며 안정적인 계란 공급을 위해 수급상황 관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농식품부는 “앞으로도 수급 상황을 면밀히 관찰해 축산물 수급 관리를 빈틈없이 해 나갈 계획”이라며 “안정적으로 계란이 공급될 수 있도록 계란 수급 상황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종재 기자 jhty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