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지난해 3년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 호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2022년부터 전기요금을 인상한 효과와 글로벌 연료가격 하락에 힘입어 매출액 90조원 돌파와 영업이익 흑자 전환이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산업용 요금 인상에 따른 효과와 원재료 가격 안정화 지속, 발전단가가 낮은 원자력 발전 비중 확대 등에 힘입어 지난해 4분기 실적도 예상을 상회할 수 있다는 의견이 다수 나온다.
올해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다. 지난해 12월 계엄 사태 이후 치솟은 원달러 환율이 발전단가를 높이고 있는 것이 아쉬운 부분이지만 2023년 5월 이후 동결된 주택용 전기요금 인상이 본격화되면 실적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예상이다.
27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컨센서스 추정 기관 수 3곳 이상이 예상한 한전의 지난해 실적은 매출액 93조6030억원, 영업이익 8조7925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대비 6.1%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4년 만에 흑자를 기록한다.
앞서 한전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2021년 5조8465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이후 2022년 32조6552억원, 2023년 4조5416억원 등 3년간 43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한전은 2022년 이후 지난해까지 총 7차례에 걸쳐 전기요금을 올렸다. 이에 따른 수익성 개선 효과가 본격화되며 2023년 적자폭을 대폭 줄였고 지난해에는 흑자로 돌아섰다는 분석이다.
4분기 실적으론 매출액 23조7333억원, 영업이익 2조846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동기대비 5.33%, 48.91% 증가할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전기요금 인상 효과를 4분기 실적 상승세의 원동력으로 꼽았다. 한전은 그동안 국제 에너지 가격을 전기요금에 반영치 못하면서 적자를 기록했는데 이런 부분이 해소되면서 실적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력도매가격(SMP) 안정세도 한전의 4분기 실적 상승세를 이끈 또 하나의 축이다. 최근 국제 유가가 안정세를 보이면 한전이 발전 5사에 전력을 사들이고 지불하는 금액(SMP)이 줄어든 것이 실적 상승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보면된다.
올해 실적 전망의 경우 장미빛 전망이 다수 나온다. 지난해 12월 계엄 사태 이후 치솟은 원달러 환율의 고공행진이 지속되고 있는 점은 아쉽지만 주택용 전기요금 인상이 현실화되면 지난해를 뛰어넘는 실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예상이다.
다만 한전의 막대한 부채 해결은 여전한 과제로 꼽힌다. 한전은 2021년 2분기부터 글로벌 에너지 위기에 따른 발전연료 구입비 부담이 늘어나면서 총부채가 200조를 넘겼는데 올해 상황도 녹록치 않다는 것이 한전의 고민이다.
먼저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 문제로 꼽힌다. 원화가치 하락으로 인해 액화천연가스(LNG) 수입비용이 현재보다 더 늘어날 수 있고 이에 따른 발전단가 상승도 동반돼 전력구매비용을 부풀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전의 마진이 지속적으로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는 것도 부채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전의 전력판매 마진은 ㎾h당 20원 이상일 때 남는 게 있는데 지난해 7월 이후에는 지속적으로 10원대 마진을 기록하고 있어 전기를 팔아도 전력망 유지보수, 설비투자, 운영비 등을 빼면 순마진은 없는 상황이다.
한영구 기자 hanmyh09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