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고 금값에 ‘IMF 금모으기’ 회자… 그때 안 팔았다면?
현재 한은 금 보유량 2배… 당시 22억달러에 수출
작성 : 2025년 02월 23일(일) 15:32 가+가-

금값이 사상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금에 대한 주목도가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금은 경제 위기 때마다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며 오랜 기간 전세계적으로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한국인들의 금붙이 사랑도 뒤쳐지지 않는다. 아이 첫 돌 때 순금 돌반지를 주고 받으며, 부귀영화를 누리길 바라는 문화가 오래도록 이어진 걸 보면 투자 수단 그 이상으로서의 가치로 자리잡은 듯하다. 가계 형편이 어려워지거나, 재정상 위기가 생기면 꺼내다 팔아쓸 수 있는 일종의 보험 역할까지 톡톡히 해 왔다.
‘금’하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얘기는 1997년 외환위기 때 국민적 참여를 이끌었던 ‘금 모으기 운동’이다.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했을 당시 국민들은 장롱 속에 묵어있던 금을 탈탈 털어 ‘빚 갚기’에 동참했다.
전국에서 종교인, 연예인, 경제인을 비롯한 각계각층에서 손길이 이어졌고 총 350만명, 1509만세대가 금 모으기에 참여했다. 그렇게 모인 금은 약 227t에 달했다. 현재 한국은행 금 보유량 104.4t의 두 배를 뛰어 넘는 규모가 1998년 1월부터 4월까지 약 4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 모인 것이다. 모인 금은 당시 가격으로 22억 달러에 수출됐다. 1997년 11월 한국이 가용할 수 있는 외환보유액 20억 달러보다 많은 규모였다.
요즘 금 가격을 보면 ‘그때 팔지 말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순금 한 돈(3.75g)을 살 때 가격은 지난 20일 기준 60만3000원으로 최고치를 찍었다. 실제 한 돈짜리 돌반지를 사려면 세공비와 부가세까지 붙으니 대략 65만원을 줘야 한다.
국제 금시장에서는 1온스(약 31g)당 3000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가격은 지난 21일 기준 온스당 2938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월 국제 금 시세는 온스당 약 280달러였다. 가격이 10배 이상 뛴 셈이다.
금모으기 운동 때 모인 금을 현재 가치로 환산할 경우 215억1280만달러(약 30조888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한국거래소 시세 기준으로는 현재 1g당 14만6570원으로, 약 33조2710억원에 이른다. 국내 금값이 국제 시세보다 더 비싼 ‘김치 프리미엄’이 형성된 영향이다. 금모으기 당시 한 가구당 내놓은 금은 평균 약 65g(17돈)으로, 지금 시세로는 952만7000원 정도다.
지금은 금을 사야 할까, 팔아야 할까. 전문가들은 금값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