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올해 세무조사 건수를 지난해와 유사한 1만4000건 수준으로 유지한다. 개인에 대한 무작위 조사보다는 탈루 혐의가 명백한 사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해 실효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작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다국적기업에 대한 이행강제금도 재추진한다.
국세청이 22일 전국 세무관서장 회의에서 발표한 ‘2025년 국세행정 운영방안’에 따르면 2025년 국세청 소관 국세수입 예산은 372조9000억원으로 2024년 국세수입 재추계 329조6000억원 대비 13.1%(43조3000억원) 늘었다.
세무조사는 대내외 여건을 감안해 예년 수준을 유지한다. 인력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탄력적으로 관리할 예정이다.
세무조사 건수는 2021년 1만4454건, 2022년 1만4174건, 2023년 1만3973건으로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지난해에는 1만4000건으로 잠정 집계 됐는데, 올해에도 이 같은 수준을 유지할 예정이다.
다만 개인 부가가치세 무작위선정 등 실익이 적은 조사는 축소하고 탈루 혐의가 명백한 사안은 비정기 조사를 적극 실시해 조사 실효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조사사례, 신고자료 등 빅데이터에 대한 기계학습을 통해 정기조사 선정도 정확도를 높이고 법인조사에서 올해 개인조사를 확대한다.
다국적기업 등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자료 제출을 거부·지연할 경우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정책도 계속 추진한다. 지난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국세기본법 개정안을 재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세무플랫폼 확대로 처리대상이 2023년 상반기 30만4000건에서 작년 상반기 65만3000건으로 2.1배 증가한 경정청구의 경우 빅데이터를 활용해 검증부터 결의까지 전 과정을 자동화한다.
고강도·고위험 업무를 수행하는 부과·징수 분야 직원 중 뚜렷한 공적이 있는 경우 포상금이 지급되도록 세법 개정을 추진한다. 국세기본법 개정안 국회 통과 즉시 시행령을 개정하고 예산 확보에 나선다.
다국적기업 등의 자료제출 거부·지연에는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고 부과·징수 분야에서 뚜렷한 공적이 있는 직원에게는 포상금을 지급하는 법적 기반을 올해 안에 마련하기로 했다.
정당한 몫의 상속·증여세를 부담하도록 초고가 아파트 등 주거용 부동산을 평가 대상에 추가하고 평가 범위도 확대한다. 올해 감정평가 예산은 작년 대비 51억원 증액돼 총 96억원을 확보했다. 이로 이해 1조원 가량의 세수 증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직원 할인판매와 관련해서도 제도를 정비한다. 일부 대기업에서 소속 임직원들에게 차량 등 구입시 과도한 할인혜택을 제공하는 것과 관련한 제도를 개선한다.
일례로 8000만원 고급 자동차를 직원할인 25%를 받아 6000만원에 산 경우 과거에는 세부담이 없었지만 올해부터는 비과세 200만원을 초과하는 할인액에 대해서는 소득세를 납부해야 한다.
강민수 국세청장은 “잇따른 세수 결손에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국세청은 공정하게 세법을 집행하며 국가재원 조달이라는 본연의 업무를 흔들림 없이, 제대로 해내기 위해 전심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명준성 기자 myungjp27@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