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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증 편향이 낳은 국가 위기
김양용 철학박사
작성 : 2025년 01월 05일(일) 16:01 가+가-
태평양 전쟁의 일본군은 도저히 이길 수 없는 명확한 정보에도 스스로 필승하리라는 판단 아래 패전의 길을 걸었고, 600만명의 유태인을 학살한 히틀러의 만행도 인종주의라는 우생학의 확증 편향이 낳은 결과였다. 이는 “진실을 믿지 않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악성 편견이 가져온 최악의 상황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국가 지도자의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의 얼마나 어리석은 자충수의 패착인가를 잘 보여주었다. 확증 편향이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심리적 결함이다. 문제는 이것이 공적 사회에 직간접으로 영향을 미칠 때 심각한 결과를 낳는다. 편향된 신념이 개인이나 국가의 운명을 결정지을 강력한 ‘더 높은 힘’을 믿는 주술과 결합함으로써 자신은 물론 전체 사회를 파멸로 이끄는 암적 존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의 파멸은 내부자에 의해 극우 유튜브에 중독된 편향적 정보와 주술에 중독된 부인의 정신적 지배에서 비롯된 것으로 드러났다. 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진실과 거짓의 경계가 흐려질 때, 그 사회는 혼돈에 빠진다고 경고하였다. 그렇다면 윤석열을 실패로 이끌고 그를 우리 사회의 암적 존재로 만든 확증 편향은 무엇일까? 이 문제에 대하여 우리는 오랜 기간 그의 정신 상태를 고착화시킨 검찰의 확증편향과 윤석열 자신의 확증 편향, 그리고 김건희의 주술중독과 가스라이팅에 주목하고자 한다.
장기간 수사와 기소 독점이 키운 한국의 검찰의 세계관은 확증편향의 전형적인 사례다. 그들의 기형적 무소불위의 권한은 조직의 구조적 특징에서 연유한다. 그들은 자신들의 판단을 절대적인 진실로 믿는 문화 속에 길들어져 있다. 무엇보다 최악의 폐쇄적 구조는 다양한 시각을 배제하고 이미 정해진 결론에 맞추어 세상을 바라보는 확증 편향을 키워왔다. 타인의 비판이나 다른 가능성을 받아들이기보다는 자신의 확신을 굳히는 데 익숙해졌다.
그들의 독점적 권한은 어떠한 합리적 비판도 거부하는 힘이었고, 논증적 사고나 진실이 아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기소 성립의 방향으로만 치달았다. 따라서 그들은 객관적이고 명백하게 입증된 과학적 사실은 애써 무시하고, 아주 일부의 모호한 점만을 가지고 끊임없이 확대 재생산하며 편향적인 믿음을 가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문제는 집권 이후 윤석열의 정신 상태이다. 검찰조직의 선민의식과 권력독점은 윤석열의 행보에 고스란히 드러났고, 더욱이 그가 검찰 수장을 거쳐 급기야 대통령의 권좌에 오르면서 그 편향성이 극에 달하였다. 스스로가 ‘도사’들을 좋아했고, 검찰총장 사퇴 등을 조언했다는 ‘천공스승’과는 사제관계로 밝혀졌다.(2021. 유튜브 인터뷰) 또한 20대부터 멘토였다는 ‘무정스님’에게 사사건건 인생사의 자문을 구할 정도로 그의 무술적 확증 평향은 무엇보다 대선 후보 시절 손바닥에 ‘임금 왕(王)’ 글자를 새긴 채 TV토론회에 출연함으로써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 되었다.
주술 정치는 중요한 국가 정책이나 의사결정의 투명성이 떨어뜨리고 권력 남용 또는 부패 가능성을 높인다. 더구나 정책의 일관성이나 예측 가능성을 낮춰 국가 전체에 혼란을 초래한다. 그의 망상적 확증 편향이 급기야 ‘친위 쿠데타’로 이어졌고, 평양에 무인기를 침투하는 등 외환을 끌어들이고, 북침투 특수요원 HID요원들을 동원 요인 암살과 사회혼란 야기를 획책하는 등 광기를 부렸다. 이런 점에서 천공을 비롯한 무속인이 국정에 개입한다는 끊이지 않은 의혹은 급기야 ‘친위 쿠데타‘ 역시 ’2025 대운‘이라는 역술에 근거했다는 추론까지 낳았다.
김건희의 주술중독은 심각한 국정 농단 등 모든 문제의 핵심원인으로 보인다. 학위논문이 ‘점집 홈피와 사주팔자 블로그를 바탕으로 한 운세 콘텐츠’ 일 정도로 주술 속에서 살아온 사람이다. 그녀가 추천한 무술인이 짜준 대선 후보 정치 일정을 따랐을 정도로 무속과 현실의 경계가 없다. 심지어 스스로 영적인 사람이라 하면서 어느 역술인보다 점술이 뛰어나다고 호언할 정도였다. 문제는 그녀의 주술 중독이 한 나라 대통령의 정신세계를 가스라이팅했다는 점이다.
심리학자 김태형은 ‘심리적 지배는 지배를 당하는 사람의 심리적 취약성, 그리고 그것을 파고들어 이용하는 지배자의 사악한 능력’이라고 하였다. 윤석열의 심리적 취약성을 파고든 주술적 영향을 지적한 말이다. 이는 그녀의 영적인 세계에 포획된 용산에 대해 여권의 중진들이 ‘엉뚱한 세계에 갖혀 있는 사람들’이란 탄식에서도 잘 나타난다.
우리는 한 나라의 지도자가 객관적 현실을 외면하고 편향된 정보만을 좇을 때, 어떻게 민주주의가 위기로 내몰릴 수 있는가를 보았다. 또한 그의 집권을 도왔던 허위적 보수인 ‘국민의 힘’에게서 조차 보통 사람의 상식을 기대할 수 없다는 점이 새삼 사회 저변의 민주주의 동력과 면역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일깨운다.
윤석열의 실패를 계기로 차기 지도자의 자질을 생각할 때다. 위헌적 확증 편향에 빠지지 않는 지도자, 온 사회가 사이비 무술에 휘둘리지 않을 가진 지도자, 검찰 권력의 확증 편향성을 제거할 수 있는 능력있는 지도자를 선택하자는 말이다. 차제에 우리 사회의 면역력을 가일층 강화할 수 방안을 모색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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