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건설사 3분기 실적 ‘뚝’… 4분기부터 빙하기 시작
PF 부실 우려·원자잿값 상승·고금리 악재 겹쳐
대형 건설사 대부분 영업이익 감소…위기감↑
현금 유동성 확보·사업 포트폴리오 수정해야
작성 : 2023년 11월 07일(화) 16:34 가+가-

“시장 기대치에 밑도는 성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어요.” 지난 6일 건설 경기와 관련한 뉴시스 취재진의 질문에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주택 경기 침체 장기화와 원자잿값 급등이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업계 전반에 위기감이 커졌다”며 “국내 주택사업이 4분기에도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면서 해외사업을 확대하는 자구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3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은 건설업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대형 건설사 대부분 3분기 실적이 악화한 가운데 지난해부터 이어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와 원자잿값 상승, 고금리 기조 장기화 등 다양한 악재가 겹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7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대형 건설사 대부분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이 기간 대비 하락했다. 건설업계 맏형격인 현대건설이 유일하게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9.7% 증가한 245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GS건설과 DL이앤씨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영업이익 각각 51.9%(602억원), 30.9%(804억원) 감소했다. 또 삼성물산은 6.5%(3030억원), 대우건설은 7.4%(1902억원), HDC현대산업개발은 10.8%(620억원) 줄었다.
대형 건설사 대부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많은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고금리 장기화와 부동산 경기 침체, 원자잿값 상승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건설업계가 올해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면서 수주 목표치를 낮춰 제시했지만, 예상을 밑도는 부진한 실적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국내 주택사업 전망이 3분기 이어 4분기에도 비관적이라 이를 만회할 사업 구상에 골몰하고 있다. 또 다른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지금은 대형 건설사라고 해도 안심할 상황이 아니다”며 “주택사업 비중을 최대한 줄이고, 수익성이 확실하게 보장된 사업에 집중하거나 해외사업 확대 등 자구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대형 건설사들의 4분기 실적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고금리 장기화로 인한 자금조달 비용 상승, 원자잿값·인건비 상승 악성 미분양이라고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증가 등 다양한 악재가 겹치면서 주택사업에서 실적을 거두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달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가 전월 대비 3.7p(포인트) 상승한 64.8를 기록했다. 지난 8~9월 지수가 30p 정도 급락한 데 따른 통계적 반등으로, 건설 경기는 여전히 부진한 흐름이다. 또 이달 예상 전망지수는 10월 실적치보다 5.3p 상승한 70.1로 예상된다. CBSI가 기준선인 100을 밑돌면 현재의 건설경기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낙관적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7개월 연속 감소했다. 다만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은 오히려 증가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미분양 주택은 5만9806가구로, 전월 대비 3.2%(2005가구) 줄었다. 수도권 미분양은 7672가구로 0.1% 감소했고, 지방은 5만2134가구로 3.7% 줄었다. 하지만 준공 후 미분양은 전국적으로 전월보다 1.3% 증가한 9513가구를 기록했다.
/명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