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른 평야와 수려한 산천을 끼고 있어 예로부터 풍요로운 물산과 넉넉한 인심으로 유명했던 선비골 담양….
남도의 문화와 전통을 대표하는 고장으로 이름 높았던 담양에서 오랜세월 동안 전통식품으로 자리매김해 온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전통장류.
특히 담양군(군수 최형식) 창평면은 된장, 고추장, 집장 등 전통장류가 가업으로 대대로 이어져 내려와 수백년이 흐른 지금에 와서도 집집마다 장 담그는 장인들이 많아 한국을 대표하는 슬로시티 전통식품의 고장으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곳 창평면(면장 이경호)에서 4대째 가업으로 전승하면서 남도지방 고유의 전통식품 ‘집장’을 만드는 장인의 집이 있으니 바로 ‘김가네 창평 고추집장’ 이다.
현재 이 집은 얼마전 며느리가 비법을 전수받으면서 ‘4대가 이어져 내려온 김가네 나현 집장’ 으로 슬로푸드 마을명인에 지정됐다.
오는 추석을 즈음해 남도의 전통식품, 특히 슬로시티 창평의 대표적인 전통식품으로 손꼽히는 ‘집장’을 맛보고자 기자가 최근 이곳을 찾아 ‘김가네 집장’ 4대손 김종선 장인을 만나보았다.
“저희 집에서 4대째 담가온 집장은 여느 집장과는 다른 매콤하고 개운한 맛과 감칠맛이 특징입니다. 고추와 깻잎 집장을 한번 맛을 보신 분은 계속해서 찾고 있는데, 아마도 전통 항아리에서 6개월동안 저온 자연숙성, 발효한 톡특한 집장의 맛을 잊을 수가 없기 때문인가 봅니다”
김종선 장인이 김씨 가문에서 대대로 이어 온 ‘김가네 전통집장’ 의 맛을 힘주어 자랑했다.
요즘 사람들은 ‘집장’ 이 무엇인지 잘 모르지만 예로부터 우리네 선조들은 ‘집장’을 집집마다 만들어 먹어왔다.
특히 남도지방의 전통식품으로 자리 잡았는데 담양을 비롯한 나주, 장성의 집장이 유명하다.
지금은 집장 담궈 먹는 가정이 거의 없지만 본래 집장은 전라도지방의 장류이고 고추장과 된장의 중간쯤 된다.
메주가루와 보릿가루로 떡을 쪄서 말린 가루에다 찹쌀풀을 넣고 발효시킨 것인데, 고추가루를 넣는 경우도 있다.
고추장이나 된장처럼 사철 먹는 장류라기 보다는 주로 여름철에 담궈서 쌈을 싸먹을 때 먹으면 맛이 아주 좋은데, 집장에 무우나 가지, 무청 등을 박아 뒀다가 먹으면 여름철에 좋은 밑반찬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집장’은 속성으로 만든 된장의 일종으로 간장을 담그고 남은 것으로 만드는 된장과는 달리 빻아낸 메주가루로 간을 해 일정기간 숙성, 발효시켜 먹는 장류의 일종이다. 조상들은 집장을 만드는 주재료로 고추나 깻잎 등 채소류에 메주가루, 고춧가루 등을 주로 써왔다.
이런 집장은 영양과 맛에서 된장보다 훨씬 뛰어나 조선시대부터 많은 사람들이 즐겨 먹었다.
지역마다 만드는 방법이나 재료가 각각 달라 말린 채소를 기본으로 매운 고추, 보리밥, 말린 과일 등을 넣거나 육포, 마른오징어 등 건어물을 넣어 다양한 맛을 내기도 했다.
담양에서는 오래전부터 집집마다 다양한 종류의 집장을 만들어 먹었다고 한다.
그런 가운데 예로부터 전통식품이 잘 발달된 선비의 고장 창평에서는 특별히 된장, 고추장, 장아찌 등 발효식품이 세간에 많이 알려져 온 반면, ‘집장’은 집안에서 만들어 먹던 전통의 맥이 거의 끊겨 그동안 세상에 잘 알려지지 못해왔으나 10여년전 부터 김종선 장인이 ‘김가네 창평 고추집장’의 현대화, 상품화에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 최근 몇년새 창평을 대표하는 전통식품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특히 선비의 고장 창평에서 4대에 걸쳐 내려온 김종선씨 댁의 ‘김가네집장’은 100% 국내산 고추와 깻잎 등을 주원료로 쓰고 있어 기존의 집장과는 전혀 다른 독특한 개운한 맛과 감칠맛이 특징이다.
또한 김가네집장은 전통 항아리에서 자연숙성, 발효하고 있어 어느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이 집만의 손맛을 자랑한다.
삼겹살 등 육고기 소스로도 좋으며 식욕이 없을때는 입맛을 돋게 해 줄 뿐아니라 밑반찬으로도 아주 좋아 옛 맛을 그리워하는 부모님 효도상품 으로도 대단히 인기를 끌고 있다.
김종선 장인은 “김가네 집장은 고기나 삼겹살을 구워 먹을때 곁들여 먹는 소스로도 아주 좋으며 여름철 식욕이 없을때 고추집장, 깻잎집장 하나만 있으면 밥 한 공기는 거뜬히 먹을 수 있다”면서 “현대인의 소비패턴과 식생활에 맞게 소포장 단위로 상품화 한데다 전국 어느곳에든 택배가 가능해 최근 들어 인터넷 등을 통한 주문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고향의 포근함과 어머니의 손맛이 더욱 그리워지는 추석명절, 슬로시티 창평에서 감칠맛 나게 숙성되고 있는 ‘김가네 집장’으로 잃어버린 옛 맛을 찾아보는 것도 즐거운 명절을 보내는 하나의 방법이 아닐까.
/담양=정승균 기자
*사진설명 :김가네 창평 집장(나현 집장)에서 출시한 다양한 집장식품